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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2009.4.14 - 이규남,독특한'서회화'서울전 28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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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2,518회 작성일 09-04-2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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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회화(書繪畵) 분야의 독특한 장르를 개척해 주목받고 있는 벽천(碧泉) 이규남(李圭南·66) 선생이 서울에서 첫 작품전을 연다.

부산·경남의 중견 향토작가인 그가 열 여덟번째 작품전을 28일부터 엿새동안 서울 태평로1가 조선일보미술관에서 펼칠 예정이다.

남들은 예정된 전시 계획도 접는 판에, 불황에 민감한 서회화작품전을 서울 한복판에서 펼치는 것은 평생 업의 막바지에 심취해 이뤄낸 서회화를 선보이고 '제대로된 평가를 받아 보겠다'는 노 작가의 옹골찬 고집 탓이다.

50여 년 넘도록 서체를 익히고 작품에 몰입하면서 녹인 먹과 찢겨나간 화선지만 해도 트럭 한대는 넘칠정도로 내공을 쌓아 이력이 붙을 법한데도 그의 표정에는 긴장이 감돈다. 개인전 17차례와 초대전·해외작품전을 연 관록이라도 이번 작품전은 특별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시(詩)·서(書)·화(畵)를 접목한 대표작 60여점을 선뵌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산하를 국·한문 3600자로 노래한 이은상 선생의 ‘조국강산’은 높이 2.4m·길이 12m의 20폭짜리 대형 병풍에 적고 화려한 바탕 문양에 화제를 적어 수려함을 더 했다.

전지와 반절 크기의 다른 작품들도 현대적 감각을 살려 글자를 형상화한 서회화 작품으로 거듭나 눈길을 사로잡는다.

문자의 조형성에다 바탕과 배경에 강렬한 색채로 뜻말을 표현한 그림이 어우러져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신선한 충격을 느끼게 한다.

글자와 그 의미를 해 산 새 꽃 사슴 등을 이용해 표현한 작품들이다.

‘일산’(日山)은 먹으로 날 ‘일’자와 뫼 ‘산’을 쓰고 붉은색과 초록색으로 해와 산을 채색했다. 호(虎)나 용(龍)은 다채로운 색채를 암각화를 새기듯 점묘법으로 찍은 바탕화면에 호랑이와 용의 형상을 그리고 먹으로 글씨를 썼다.

이 씨는 “최근 일상에서 한자 사용이 줄면서 한문 위주의 서예도 점점 위축되는데다 화선지에 검정색 글씨나 가로 세로의 정형에 얽매인 기존 서예만으로는 신세대나 외국인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없다”며 “서예의 일반화와 디지털화, 세계화를 위해 글자와 그 의미를 형상화 한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자는 글 자체가 뜻을 품고 모양을 띤 상형이라서 회화성이 뛰어나다”고 말하고 “글씨체와 의미를 정확하게 알아야 제대로 된 서화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번 전시회에는 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 등 서예 기본 5체를 능숙하게 다룬 전통서예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고향인 진주에서 어린 시절에 어른들이 주고받는 두루말이 편지를 즐겨 쓰다 익힌 글 솜씨로 1960년 진주고 재학중 개천예술제때 특선하면서 서예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한문과 서체는 책과 사료 등을 뒤져 연구하면서 전문 서예가의 수행을 쌓았다. 이런 노력 끝에 젊은 나이에 한국미협전, 부산미전, 대한민국 미술대전 등에 입상했다.

그가 쓴 기미독립선언문 병풍이나 액자는 국립중앙도서관,국회의장·국무총리 공관,독립기념관,부산시청 등에 전시돼있고 이은상 시인의 대하서사시 ‘조국강산’을 쓴 작품은 남북회담사무국에 보관돼 있다. 2001년에는 토기에 직접 기미독립선언문을 써서 구운 높이 1m ?폭 80cm의 대형도자기를 부산시에 전달했다.

이 씨는 “시대의 흐름과 생활환경 변화에 따라 서예도 신세대와 외국인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르를 개발할 때”라고 강조하고 “예술적 가치를 높여 세계무대에도 자랑스럽게 내 놓을 수 있는 ‘우리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관련사진 있음>

허상천기자 hera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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