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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해하는 書藝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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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1,942회 작성일 07-09-0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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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1/03/10일자 기사

누구나 이해하는 書藝를
李圭南 書繪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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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시청2층 기획전시실. 지난 5일부터 10까지 '82주년 3.1절 경축기념, 벽천 이규남(李圭南·58·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회장에 들어서면 글자 같기도 하고 그림같기도 한 작품을 만나게 된다. '글 그림' 혹은 '서회화(書繪畵)'. 예컨데 호랑이 호(虎)자가 초서체에 갑골문 등 다른 색깔의 고자(古字)와 유색점들이 사방에 어우러지면서 그림이 된다. 때로는 고사성어와 그 유래를 산과 달, 새 등과 함께 그려낸 작품들도 있다. "한자는 이야기인 뜻을 품고 있고, 글자 자체가 모양을 띤 상형이어서 훌륭한 그림 소재가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 글과 그림이 서로 섞이는 퓨전인 셈이다. 어쩌면 디지털시대의 서예인지도 모른다. 이씨는 "흰바탕에 검은 글씨, 가로세로의 정형에 얽매인 기존 서예만으로는 요즘 사람들이나 외국인에게 다가가기 힘들다"며 "세계화, 디지털화하는 세상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장르를 시도해본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시도는 올해로 10년을 넘었다. 수많은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지난해 3월 드디어 남앞에 내놔도 좋겠다 싶어 첫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 해 1월 그려둔 작품을 모두 도난당해 제대로 전시하지 못했다. 이 후 꼬박 1년간 다시 작품을 준비, 이번에 공식 선을 보이게 됐다.

이씨는 진주 출신. 정식으로 서예를 배운 적도 없다. 어린 시절 어른들이 주고받는 붓글씨 서신을 흉내내다, 지난 60년 고3때 우연히 진주 개천예술제에 내놓은 작품이 특선을 하고, 이어 부친 사업이 망하면서 대학진학을 포기, 전문 서예가의 길을 걸었다. 독습, 독학, 독공···. 홀로 파고들었다.

그 결과, 한국미협전. 부산미전. 대학민국 미술대전에 입상하기도 했다. 그 동안 개인전 14차례, 초대전 2차례를 열었다. 또 기미독립선언문을 쓴 병풍이나 액자를 국립중앙도서관·국회의장·국무총리공관·독립기념관·부산시 등에 기증하고, 이은상 시인의 대하시 '조국강산'을 쓴 작품을 통일원 남북회담사무국에 보냈다. 지난 6일에는 기미독립선언문을 새긴 높이 1m, 폭 80cm 가량의 대형도자기를 부산시에 전달했다.

"옛 법에 충실하되 다 익히고 나면 잊어 버리고 새 것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이씨의 생각이다. 이씨는 요즘도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세계적 행사 때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새로운 우리 것을 만들고 싶다"며 붓과 씨름하고 있다.

/朴柱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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